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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왜 지금 하는 일을 바꾸고 싶은걸까? (회계에서 UX 디자이너로)
    and beyond/Thoughts 2022. 2. 28. 22:44

     

    지금 나는 코스피 상장법인 회계팀에서 일하고 있다.

    내가 굳이 '코스피 상장', '법인' 이라고 말하냐면 상장여부에 따라 재무제표 공시 횟수도 다르고 그 감사의 강도도 다르기 때문이다.

    (기냥 회계직무에서 커리어를 확장시키기 좋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거다.)

    쨋든, 현재 4년차 회계의 길을 걷고있는 지금, 나는 전직을 결정하기로 한다.

     

     

     

    대체 왜?

    솔직히 지금 내 연차에서는 연봉과 실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시기이다.

    스스로도 해당 직무에 있어 초기때와 비해 바라보는 시야도 커졌고, 현재 실력에서 분야를 넓혀 재무기획같은 영역으로 점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왜 다른 직업을 선택해서 다시 초기의 길을 걸으려 하는 걸까.

     

    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정말 많은 고민들이 있었기에 그 내용을 기록해보려 한다.

     

     

     

    나는 왜 Career를 바꾸고 싶어 하는 걸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세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돈을 많이 벌고 싶다.
    2. 전문가가 되고 싶다.
    3. 9 to 6 말고 내 시간을 자율적으로 쓰고 싶다.

     

     

    1. 돈을 많이 벌고 싶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라는 생각은 나를 다양한 도전을 하도록 만들었다.

     

    1)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는 관련 수익화 강의를 20만원 주고 시작해서 실제로 한달만에 일 방문자수를 최대 2천명까지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그래서 이를 통해 각종 체험단을 신청해서 음식, 뷰티, 원데이클래스 등을 체험했었다.

     

    처음에는 새로운 경험에 너무 재밌었는데 새로움이 지나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돈을 벌고 싶은건데 이건 서비스 체험만하는데?'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건 급여 외의 소득을 올리고 싶어서였다. 각종 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함이 아니였다.

     

    그리고 블로그 지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1일 1포스팅을 해야했는데 글을 쓰면서 '내가 뭘 하고 있는거지'란 생각을 했다.

    일단은 글을 쓰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웃낀게 그 시간에 포스팅 할 글을 안 쓰면 핸드폰을 했을지도 모름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시간이 싫었다. 생각해보니 성격 상 타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을 쓰는건 싫었고 그러다보니 잘 쓰려는 맘이 들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리고  단지 돈을 벌기위해 하기싫은 일을 한다는게 싫었다.

     

     

    2) 주식투자

    주식투자를 하고자 클래스101에서 미국주식관련 강의를 2개나 끊어 수강했다.

    실제로 투자를 하긴 했는데 돈을 넣어놓고 그냥 묵혀둘 정도로 관심있게 보질 않는다.

     

     

    3)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하겠다고 관심있던 의류사업을 해보기로 한다.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고 사업자등록을 하고 세금까지 냈는데 왜인지 옷을 떼러 동대문에 가질 않는다.

    결국 세금만 내고 폐업신고를 한다.

     

     

    4) 유투브

    예전에 유투버 신사임당님이 돈만보고 유투브를 한다는 컨텐츠를 본 적이 있는데 이 말은 나에게 상당한 거부감을 불러일으켰다.

    나에게 일이란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지 단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싶지도 않은 것을 단지 돈만을 위해 한다는 건 정말 너무 싫은 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 혹시 내가 너무 이상적인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 MKYU의 '돈만보고 키우는 유투브'라는 강의를 결제해 듣기 시작했다.

     

    정말로 A to Z 까지 방법론을 알려주는데 내가 이 강의를 들어며 이렇게 떠먹여줘도 안하는 사람은 안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마치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이 풀려있지만 모두다 성공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인가보다.

     

    이를 통해 나는 '아, 역시 돈만 보고 일을 하는 건 내 성향에 맞지 않는다'라는 것을 다시한번 알게 됐다. 돈은 내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2. 전문가가 되고 싶다.

    동료가 '세무사 공부하면 무조건 합격할 것 같다'는 말에 혹해 세무사 공부를 하고자 토익을 보고 책을 샀다.

    하지만 2주도 되지 않아 책을 모두 처분했다. (이럴거면 토익은 왜 본거니... 내 5마넌..)

     

    나는 취업하기 전 4년동안 회계사 공부를 했었다. 시험에 합격하는 스킬을 습득하지 못해 합격은 못했지만 업무에 있어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생활을 하며 직무 상 회계사와 만날 일들이 많은데, 그들보다 실력이 좋은데 단지 '자격증'이 없단 이유로 저평가되는 사람들을 보며 '아, 전문가가 되어야 겠다'라는 욕구가 다시 올라왔다.

     

    하지만 4년간 갈아넣었던 시간에 대한 고통스런 기억이 있기에 선뜻 또다시 도전하기가 어려웠다. (아마 이 때가 내가 인생에 있어 철학적 고민을 가장 많이 한 때 일거다.) 그래서 그나마 '쉬어보이는' 세무사를 도전하려 했지만 원체 나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또다시 '앉아있는 시간'을 견디기 힘들었다.

     

    게다가 '내가 40살이 됐을 때 이 직군에서 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No라는 대답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해당 직군의 심화과정이라 할 수 있는 자격증을 따려고 한 이유는 단지 지금 하고있는 것을 놓기 아까운 심리와 새로운 직무에 대한 도전의 두려움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내가 옛 연인을 계속 찾듯이 회계사, 세무사 자격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유는 내 스스로 해당 자격증에 대해 끝맺음 선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나는 이제 회계사, 세무사 자격증 공부는 안할거야. 이제 안녕.'이라는 작별선언을 했다.

     

     

    3. 9 to 6 말고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싶다.

    1번에서 얘기한 내용을 정리해보면, 돈은 내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데 나는 돈을 많이 벌고싶다고 했다. 뭔가 모순적인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내가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은걸까?를 생각해보니 결론적으로는 내 시간을 자유롭게 쓰고 싶기 때문이었다.

     

    이는 내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도 되고싶어하는 것과도 연결되는데

    아무래도 자격증이 있으면(전문가가 된다면) 개인사업을 할 수도 있고, 업무특성 상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할 수 있고 시간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한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일을 통해 나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전문가가 되서 돈을 많이 벌게 된다면

    돈을 벌기위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가족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

     

     

    정했어!

    그래서 나는 내가 무얼하고싶은지 찾기 시작했다.

     

    각종 자기계발서를 섭렵했는데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으라고 하기에 좋아하는 것을 찾으려고 각종 적성검사 (태니지먼트, mbti 등등), 한달동안 질문을 주면 그에 대한 답을 적어 책으로 엮어주는 프로젝트, 과거에 적은 일기읽기 등을 통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찾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 과정을 통해 명확하게 '나는 이걸 좋아해!' 라는 답을 얻진 못했다. 그냥 '아 이런성향의 사람이구나, 이런걸 좋아한다고 나오는구나, 이런걸 좋아했구나.'정도의 두리뭉술한 데이터를 얻게 된다.

    

    그래도 지금까지 나의 경험과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관심있는 일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UI, UX, 개발자 등의 직군을 알아보게 된다.

    그리곤 UX 디자인을 하겠어! 라고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흔들리는 나

    마음먹었지만 나는 조그마한 정보에도 흔들렸다.

     

    위에선 마치 내가 단번에 원하는 직군을 정한 것 처럼 말했지만 실제로는 저 직군으로 정하기까지 중간에 '그냥 하던거 할래'라는 시간도 보내면서 한 6개월 정도가 걸렸다.

     

    처음에는 마찰이 있던 동료의 퇴사소식을 듣고 이직생각이 사라졌다.

    두번째는 내가 가고싶은 회사에서 '재무기획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그냥 하던거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는 나보다 실력없는 사람이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보며 '나도 떠나고 싶다.'는 현타가 왔다.

     

    이렇게 외부적 환경에 의해 나는 계속 흔들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웰씽킹'이라는 켈리델리의 켈리 최 회장님의 책을 읽게 됐는데 내가 명확한 목표설정이 없기 때문에 방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현실에 안주하고 싶을 때 마다 '40살의 나'를 떠올렸다.

     

     

    나는 누구인가

    이런 몸부림의 시간을 통해 나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됐다.

     

    1. 새로운 경험을 마주하는 것을 좋아한다.

    2. 생각이 수십, 수백번도 바뀌면서 아이디어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3.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4. 내가 일하는 것은 돈을 위한 것이 아닌 가치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5. 나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해주는 것을 좋아하고 거기서 보람을 느낀다.

    6. 여러가지 지식을 접목하는 것을 좋아한다.

    7. 빨리 배운다. 하지만 금방 쉽게 질려한다. 그리고 경쟁해서 쟁취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8. 내 생각이 강하다.

     

     

    나의 고민의 시간들이 결코 헛되진 않은 것 같다.

    이전에는 적용하지 못했던 방법론들도 적용할 수 있도록 나의 사고도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나에 대한 고민과 바뀌려는 노력들이 조금씩 내게 적용되는 것 같다.

     

     

    그리고 살면서 해보고 싶은건 해봐야지않겠는가.

    무서워서 해보지도 않고 죽는건 억울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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